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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고나서

살 빼려고 운동하는거 아닌데요

by 파푸리카(papu) 2019.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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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끝나기 전에 이런 진귀한 책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받았다. 

이 책은 두껍지 않으면서 실속있고 유감스럽게 운동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잘 보여준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512778

 

살 빼려고 운동하는 거 아닌데요

더 나은 사회와 더 나은 헬스장그리고 지속가능한 자기만족 운동을 위하여몸무게보다 오늘 하루의 운동이 중요한 여성의 자기만족 운동 에세이 [살 빼려고 운동하는 거 아닌데요]. 야근과 철야, 회식으로 인해 입사 6개월만에 10kg 증가. 오로지 살기 위해 헬스장으로 가지만 "고객님을 위한 말"로 불쾌한 토크의 연속이다. 살빼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였지만 마르고 굴곡 있는 여성의 몸을 만드려는 헬스 문화에 불편함을 느낀 저자의 생존 운동

book.naver.com

이 책은 정말 버릴 페이지 하나 없이 모두 공감가고 하나하나 뼈때리는 글밖에 없다.

 

이 책을 모든 여성 필독서로 지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15p. 모든 원인은 사회초년생의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있었다. 계속된 외식, 야근, 철야, 돈 여기에 스트레스까지 일상의 뉴페이스들은 빠르게 건강을 갉아먹었다.

 

18p. 요가, 필라테스, 복싱, 주짓수, 수영 평소 관심 가던 운동을 기웃거려봤지만, 일정한 시간에 강습 받을 자신이 없었다. 출퇴근 시간이 매우 불규칙한 일을 하다보니, 그만큼 할 수 있는 운동의 선택지가 줄었다. 평일저녁에는 언제 저녁이나 약속이나 회의가 생길지 몰랐다.

 

우리가 점점 건강을 포기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있다.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유행한다한들 그걸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32p. "뚱뚱하고 못생기셨나요? 이제 못생기기만 하세요!"

     "뼈만 남기고 빼드립니다!"

     "인생은 다이어트 전과 후로 나뉜다!"

     모욕의 대상에는 남녀 구분이 없지만, 다이어트에 관한 한 여성의 몸은 남성의 몸보다 더 적극적으로 모욕당한다.

 

33p. 여성을 모욕하고 대상화하는 광고의 해악은 개인의 불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 광고는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과 다음세대의 여성, 그리고 '구경꾼'인 남성들에게도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다.

 

망하지 않는 사업중 하나가 건강,다이어트 산업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마치 건강을 생각하는 척 하면서 슬쩍 뷰티쪽으로 방향을 꺾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유도해서 결국 여성들이 뷰티에 돈을 계속 쓰게끔 만드는 시스템인거다. 

 

42p. "주말에 많이 드셨다니까 '벌'로 재야겠어요" 그는 숫자로 내 몸을 정의하는 행위를 '벌'이라고 불렀다. 

      "무슨 벌이요? 저 날씬해지려고 운동하는거 아니에요."

      "그럼왜해요?"

      "건강해지고 싶어서 한다니까요!"

       온갖 운동 명칭은 줄줄 꿰면서 이것만은 왜 주거도 못외울까

 

44p. 놀랍게도 내가 만난 모든 트레이너는 '날씬해지려고 운동하는게 아니다'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건 무척 어려워했다. 내가 운동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여성이 마르고 탄탄한 몸매를 갖고 싶어서 헬스장에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

 

48p. "이 운동은 승모근이 튀어나오지 않아요." 나를 안심시킨답시고 하는 말이다. 승모근이 튀어낭면 이른바 '덩치'가 커 보이거나, 어깨가 '우람'해 보여서 '여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헬스장 남성 회원들에게도 이런 말을 했을까? 그랬을리 없다.

 

56p. "헐!회원님! 그걸 지금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왜요?" "결혼사진 찍으실거 아니에요? 결혼한다고 진작 말씀하시지! 완전 특별 관리해드리는데 아이고, 큰일났다. 큰일났어!"

 

58p. 이 같은 욕망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이 '욕망'은 가짜이고, 미디어와 광고의 세뇌이며, 문제적이다. 오히려 극단적으로 굶던 시절에 사진을 남기면, 사는 동안 내내 자신의 외모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지 않을까?

 

69-70p. 나는 운동을 하면서 체중계에 올라가지 않는다. 그 숫자는 내가 운동으로 얻고자 하는 것과 무관하다. 그 숫자는 나를 정의할 수 없고, 나의 아름다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그만 살이 쪄도 잘 맞는 여성복을 찾기 힘든 한국의 성차별적 의류 시장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거워지는 것이 두렵지않다. 당장은 쉽지 않더라도, 점점 더 많은 여성이 '미용체중' 같은 헛소리를 시원하게 무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말 어디부터 잘못된걸까.... 막막하게 만드는 구절들이다. 특히나 체중계는 여자에게 시험점수를 보여주듯이 숨겨야하고 왜 비밀스러워해야할까? 

또한, 헬스와 결혼이 만나면 아주 혹독한 여혐을 치뤄야한다. 사실 나는 결혼 자체에도 조금 부정적인 편이다. 일명 스드메라는 준비부터 결혼식까지 두사람의 공동의 일이라기보단 그 날의 주인공 신부가 얼마나 아름다운 휴지조각인지 양가가족 및 지인들에게 보여주는 행복한척해야하는 혹독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82p. 남자가 여자들 번쩍 드는 장면은 식상한 로맨스의 정석 아닌가? 내가 여자고 상대가 남자라는 이유로 장르가 '공포'로 바뀐다니. 결국 여성성을 '나약함'에 묶어둬야 남성의 '강인함'이 안전하게 유지된다는 의미다. 그러거나 말거나, 힘센 여자는 남성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감출 생각이 없다. 그저 매일 자기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조금씩 밀어서 진전시킬 것이다. 

 

114p. 고용과 수입이 불안정한 여성 트레이너가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대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터가 제대로 된곳이라면 많은 것이 바뀐다. B트레이너는 일을 시작할 때 이런 가르침을 받았다. "성적 농담을 남자 회원이 있다면 웃어넘기지 말고, 기분이 나쁘면 당당하게 제지하세요. 회원들에게 운동을 지도할 때도 몸을 만지기 전 반드시 '자세 좀 봐드려도 될까요?'라고 말하세요"

 

144p. 운동에 대한 젠더적 진입 장벽은 '돈'의 문제와는 별개로 존재한다. 운동장은 분명 공공의 공간인데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일반적으로' 남성의 공간처럼 여겨진다.

 

여자는 운동과 멀다는 일반적이고 사회적인 인식이다. 그렇다 어릴 적 부터 여성은 운동장은 여성의 공간이 아니었고 그렇기 때문에 힘을 기를 수 없는게 맞는것이고 그 나약하고 가냘픈 여자가 남자에게 운동을 가르친다는 것은 말도안되는 일인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그럴 수록 더 어릴적부터 운동과 가깝고 강한 여자가 되어야한다.

 

여자와 운동에 관한 페미니즘 서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데, 나는 같은 맥락으로 피부와 관련된 페미니즘 서적도 기대하고있다. 피부과, 과연 이곳은 샵인가 병원인가? 왜 피부관리 서적의 표지모델은 대부분 여자인가? 등등 

점점 더 여혐에 관한 분야가 확장되어 다양한 페미니즘 서적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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